[전북교총 오준영 회장 기고] 초등총괄평가, 아이들의 학력을 되묻다(전북중앙 2025.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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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교총 댓글 0건 조회 181회 작성일 25-07-30 10:46본문
전북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오준영
# 아이의 성적표 앞에 선 아빠로서, 교사로서
얼마 전, 두 아이의 초등총괄평가 성적표를 받았다. 결과는 A, B, C, D의 등급으로만 제시되었고, 정작 시험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괜찮아”라고 웃는 아이의 말에 고개는 끄덕였지만, 마음 한켠엔 의문이 남았다. 어떤 개념을 오해했을까? 어디서 실수가 있었을까? 무엇을 다시 짚어줘야 할까? 교사로서라면 바로 그 시험지를 분석하며 수업을 조정할 수 있었겠지만, 아빠로서는 성적표만 보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총괄평가가 학습 진단을 위한 것이라면, 그 결과는 학생, 교사, 보호자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 방향은 옳지만, 방식이 아쉽다
전북교육청은 초등총괄평가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드러난 기초학력 저하 문제에 대응하고자 했다. 교실 안에서 아이들의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매우 타당하다. 그러나 지금 현장에서는 총괄평가가 ‘줄세우기식 평가’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인해, 시험지와 점수는 물론, 피드백까지 제한되는 상황이다. 그 결과, 학생은 무엇을 틀렸는지도 모른 채 등급만을 받아들고, 학부모는 자녀의 학습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정보가 차단된 구조 속에서는 총괄평가의 본래 목적이었던 ‘정확한 진단과 실질적인 지원’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 현장 교사들이 겪는 이중 부담
총괄평가는 시험을 한 번 치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사들은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피드백과 보충지도를 설계하는 등 결과 해석은 교사 개별의 책임으로 전가된다. 평가라는 이름 아래 교사에게 과도한 책임만을 요구한다면, 정작 정책은 교사의 소진만을 부추기게 될 것이다. 평가의 목적이 '지원'이라면, 이를 위한 실질적 수단도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 학부모의 혼란도 풀어줘야 한다
학부모 역시 혼란스럽다. 자녀의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어떤 부분을 더 도와줘야 할지 알 수 없다. 점수도, 문항도, 틀린 이유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보호자에게 ‘학습 파트너’의 역할을 기대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결국 학부모는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불안을 키우고, 교사는 충분한 소통 없이 보충지도에 나선다. 이 간극이 반복된다면, 총괄평가는 학력 회복의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불신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 실패하지 않는 평가로 가기 위한 조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총괄평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이분법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다. 시험지 원본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교사에게는 평가 결과의 유형별 분석 자료와 지도 가이드가 제공되어야 하며, 학부모에게는 등급 이외의 이해를 돕는 안내 자료나 개별 상담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총괄평가 이후, 학력 미도달 학생을 위한 학교 차원의 보충 프로그램이나 집중 지원이 병행될 때 비로소 평가의 정당성이 확보된다.
# 총괄평가, 진화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정책의 선의는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그 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제도로 ‘진화’해야 한다. 평가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진단 체계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학력을 되묻는 것은 아이들을 탓하려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더 나은 배움의 길을 만들어주기 위한 질문이다. 그리고 그 답은 교실과 가정, 행정이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오준영
출처 : 전북중앙(http://www.jjn.co.kr)
# 아이의 성적표 앞에 선 아빠로서, 교사로서
얼마 전, 두 아이의 초등총괄평가 성적표를 받았다. 결과는 A, B, C, D의 등급으로만 제시되었고, 정작 시험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괜찮아”라고 웃는 아이의 말에 고개는 끄덕였지만, 마음 한켠엔 의문이 남았다. 어떤 개념을 오해했을까? 어디서 실수가 있었을까? 무엇을 다시 짚어줘야 할까? 교사로서라면 바로 그 시험지를 분석하며 수업을 조정할 수 있었겠지만, 아빠로서는 성적표만 보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총괄평가가 학습 진단을 위한 것이라면, 그 결과는 학생, 교사, 보호자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 방향은 옳지만, 방식이 아쉽다
전북교육청은 초등총괄평가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드러난 기초학력 저하 문제에 대응하고자 했다. 교실 안에서 아이들의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매우 타당하다. 그러나 지금 현장에서는 총괄평가가 ‘줄세우기식 평가’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인해, 시험지와 점수는 물론, 피드백까지 제한되는 상황이다. 그 결과, 학생은 무엇을 틀렸는지도 모른 채 등급만을 받아들고, 학부모는 자녀의 학습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정보가 차단된 구조 속에서는 총괄평가의 본래 목적이었던 ‘정확한 진단과 실질적인 지원’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 현장 교사들이 겪는 이중 부담
총괄평가는 시험을 한 번 치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사들은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피드백과 보충지도를 설계하는 등 결과 해석은 교사 개별의 책임으로 전가된다. 평가라는 이름 아래 교사에게 과도한 책임만을 요구한다면, 정작 정책은 교사의 소진만을 부추기게 될 것이다. 평가의 목적이 '지원'이라면, 이를 위한 실질적 수단도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 학부모의 혼란도 풀어줘야 한다
학부모 역시 혼란스럽다. 자녀의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어떤 부분을 더 도와줘야 할지 알 수 없다. 점수도, 문항도, 틀린 이유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보호자에게 ‘학습 파트너’의 역할을 기대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결국 학부모는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불안을 키우고, 교사는 충분한 소통 없이 보충지도에 나선다. 이 간극이 반복된다면, 총괄평가는 학력 회복의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불신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 실패하지 않는 평가로 가기 위한 조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총괄평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이분법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다. 시험지 원본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교사에게는 평가 결과의 유형별 분석 자료와 지도 가이드가 제공되어야 하며, 학부모에게는 등급 이외의 이해를 돕는 안내 자료나 개별 상담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총괄평가 이후, 학력 미도달 학생을 위한 학교 차원의 보충 프로그램이나 집중 지원이 병행될 때 비로소 평가의 정당성이 확보된다.
# 총괄평가, 진화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정책의 선의는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그 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제도로 ‘진화’해야 한다. 평가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진단 체계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학력을 되묻는 것은 아이들을 탓하려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더 나은 배움의 길을 만들어주기 위한 질문이다. 그리고 그 답은 교실과 가정, 행정이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오준영
출처 : 전북중앙(http://www.j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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